[바둑]50기 국수전…승부처가 없다

  • 입력 2006년 8월 23일 03시 10분


백이 주도권을 잡았다 싶은 순간 몇 걸음 못 가 흐름이 바로 뒤집혀 버렸다. ‘위기 뒤에 기회’란 말이 있다면 이는 ‘기회 뒤에는 위기’가 올 수 있음을 동시에 경고한 것이리라.

흑 111은 기대기 전법으로 113으로 이단 젖히고 117까지 강력하게 두자 가뜩이나 불리한 백으로서는 패를 걸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백 118로는 참고도처럼 백 1로 숫제 밑동부터 잘라 패를 하고 싶겠지만 이는 흑이 백 3의 팻감에 4로 패를 해소해 큰 바꿔치기가 이루어질 텐데, 이 결과는 10까지 하변을 크게 접수한 흑이 우세한 결말이라 감행할 수가 없다. 백 118로 한 뼘 늦춰 패를 걸었기 때문에 일단 백 120의 팻감은 받아준다. 그리고 흑 123으로 물러서 125까지, 하변을 크게 집으로 만들어 충분하다는 게 윤현석 8단의 계산이다.

이 판단은 정확했고 흑이 집으로 반면 10집 가량 앞선 국면. 이대로 판을 닦아버리면 되는 것인데 기실 판을 뒤흔들 만한 요처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백의 고민이다. 119…111, 122…116의 곳.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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