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 이사람]‘마라톤의 희망’ 지영준

  • 입력 2006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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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남자마라톤에서 아시아경기 5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할 것인가. ‘한국 마라톤의 희망’ 지영준의 두 다리에 달렸다. 훈련을 앞두고 신발 끈을 단단히 묶고 있는 지영준의 자신감 넘치는 눈빛이 듬직하다. 김재명  기자
한국이 남자마라톤에서 아시아경기 5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할 것인가. ‘한국 마라톤의 희망’ 지영준의 두 다리에 달렸다. 훈련을 앞두고 신발 끈을 단단히 묶고 있는 지영준의 자신감 넘치는 눈빛이 듬직하다. 김재명 기자
‘6000km=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마라톤 선수들은 42.195km의 풀코스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보통 3개월 훈련한다. 매일 평균 40km를 달리니 3600km를 뛰고 경기에 출전하는 셈.

12월 열리는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남자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세운 ‘한국 마라톤의 희망’ 지영준(25·코오롱).

○12월 아시아경기까지 5개월간 매일 40km

그는 지난달 20일부터 일찌감치 훈련에 들어갔다. 12월 중순에 마라톤 경기가 열리니 약 5개월간 훈련하는 것. 휴일도 없이 매일 훈련하기 때문에 5개월이면 약 6000km를 달리고 아시아경기대회에 나간다는 계산. 서울에서 부산까지 15번이나 달리는 엄청난 거리다. 그만큼 아시아경기대회가 지영준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8분 43초(2위)로 국내 현역 랭킹 3위 기록을 세우며 한국 마라톤의 샛별로 떠오른 지영준.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체육진흥공단 감독)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삼성전자) 이후 침체된 한국 마라톤을 이끌 선두주자다.

한국 남자마라톤은 19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대회에서 김원탁이 우승한 뒤 황영조(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봉주(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가 4연속 우승을 이룩했다.

○아테네 올림픽 17위 부진 “욕심 버리려고요”

이제 5연속 우승의 책임과 영광은 지영준의 두 다리에 달렸다. 지영준 역시 개인적으로는 아시아경기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마라톤 인생을 좌우할 군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은 군 면제의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

“금메달을 따면 좋죠. 하지만 욕심을 부리니까 잘 안 되더라고요. 욕심을 버리고 차분히 훈련에만 매진하겠습니다.”

지영준은 한국 마라톤의 샛별로 떠오른 뒤 2003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했지만 52위(2시간 20분 21초), 그 이듬해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17위(2시간 16분 44초)에 머무는 등 아픔을 맛봤다. 경험 부족과 지나친 욕심이 원인. 그래서 이번엔 마음을 비웠다고.

○10월엔 한달간 中 고지대 ‘지옥 훈련’ 계획

지영준은 지난달부터 한 달간 강원 횡계에서 대관령을 달리며 기초 체력과 지구력을 키웠고 다음 달 1일부턴 중국 쿤밍으로 건너가 고지훈련을 한다. 10월 초 잠시 귀국해 전국체전 육상 5000m와 1만 m에 참가한 뒤 다시 쿤밍으로 가 30일간의 고지훈련을 할 계획. 고지훈련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산소운반능력을 키워줘 지구력을 높이는 훈련. 고지대는 산소가 희박해 평지 훈련보다 두 배는 힘들다. 훈련량도 평지보다 많다. 한마디로 ‘지옥 훈련’이다.

“카타르 도하는 12월에도 15도에서 30도에 이르니 마라톤 하기엔 더워요. 그래서 체력이 관건인데 방법은 훈련량을 늘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지영준은 지난해부터 코오롱을 맡고 있는 일본인 나가타 고이치 감독의 지도에 마라톤에 대한 눈을 새로 떴다. ‘마라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뛴 만큼 기록이 나온다. 자신을 믿고 달리자’는 것.

지영준은 아시아경기대회를 마친 뒤엔 이봉주가 갖고 있는 한국기록(2시간 7분 20초) 경신과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2시간 6분대 진입, 그리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라는 지상 목표를 향해 또 달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영준은…

1981년 10월 15일생 / 173cm, 60kg의 마라톤 적합 체형 / 충남 부여 출신으로 충청도 특유의 여유와 끈기가 돋보여 / O형으로 활발한 성격 / 소설책을 읽는 게 취미 / 용인대에서 사회체육전공 석사학위 과정을 다니고 있는 학구파 / 마라톤 개인 최고기록은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8분 43초 / 5000m 한국기록(13분 49초 99·2006년 6월) 보유자 / 입상 경력=2001조선일보춘천마라톤 1위(2시간 15분 32초) 2002중앙일보마라톤 3위(2시간 9분 48초)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 2위(2시간 8분 43초) 2004서울국제마라톤 6위(2시간 8분 54초) 2006서울국제마라톤 4위(2시간 12분 0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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