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귀의 백 16 걸침부터 31까지의 교환은 1990년대 ‘조훈현-이창호’ 사제 대결에서 숱하게 나왔던 정석이다. 다만 흑 27로 한번 더 민 수가 달랐는데, 국후 이 6단은 “한번 더 밀어두는 게 상변 흑진 구축에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후회했다. 참고도처럼 그냥 흑 1로 잡아두고 백 2를 지킬 때 흑 3으로 뛰어나가는 게 좋았다는 것이다. 백 2의 수비는 손을 빼면 흑 A로 바짝 턱밑에 다가선 다음 B로 연타를 하는 점이 좋아 생략할 수 없다. 이 두 방을 당하는 순간 백대마가 미생마로 쫓기기 때문.
하지만 실전처럼 흑 27과 백 28을 교환한 상태에서는 다음 흑 ‘가’로 다가서더라도 손을 뺄 여유가 있다. 이젠 흑 ‘나’의 연타가 참고도 A, B의 연타만큼 위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백이 32로 상변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이자 흑이 뒤처지게 된 원인이기도 했다.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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