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68은 ‘약간’ 헤펐다. 형세를 낙관한 최철한 9단이 여유를 부린 수인데, 문제는 이 작은 오차가 명암을 갈랐다는 점이다. 참고1도과 같이 백 1로 내려 빠지는 수가 최선이었다.
흑 2로 옥죄면 곤란할 것 같으나 백 3으로 끊는 수가 있어 걱정할 게 없다. 흑은 4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백 5, 7로 탈출하고 나면 이후에 A로 두는 맛이 남아 흑이 견디기 어렵다(이것이 싫어 흑 4로 A에 잡으면 백 B로 봉쇄하는 수가 있다).
따라서 흑은 참고2도처럼 백 1 때 흑 2로 두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이 또한 백 3을 선수한 뒤 5로 자리 잡을 여지가 있다. 이래저래 백 3의 곳 때문에 공격이 안 된다 하여 흑 2의 수로 한가하게 3의 곳에 이은 채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실전에서는 백 68로 그냥 뛰쳐나가는 바람에 흑 71의 요처를 빼앗겼다. 실리면에서 참고도와 이 차이는 실로 크지 않은가.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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