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깨끗이 당했다

  • 입력 2006년 9월 14일 03시 14분


흑 ○ 한 점을 밑밥으로 던져 55까지 넘어갔다. 이로써 우상변에서 시작한 옛 유행정석이 매듭지어졌다. 무려 50여 수로 바둑판의 오른쪽 반을 수놓은 이 대형정석의 결산은? 김승준 9단은 “백 56까지의 결과는 흑을 납작하게 누르며 흑진에서 깨끗하게 살아갔으니 백이 잘 풀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윤준상 4단의 신수가 멋지게 성공했다는 말이다.

박정상 6단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이제까지 우변의 정석은 흑이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었고, 그 또한 그리 믿었기에 윤 4단이 이를 들고 나왔을 때 기꺼이 받았다. 시룻번만 먹어도 나쁠 게 없는데 상대가 시루떡까지 챙겨주겠다고 나서니 마다할 까닭이 없다는 마음이 경계심을 무디게 했다.

사실상 이 바둑의 승부는 우변 샅바싸움에서 결판났다. 박 6단은 흑 57 이하로 상변에서 전단을 구해보나 백은 알기 쉽게 응수한다. 오히려 흑 71로 제자리 삶을 서둘러야 할 처지다. 참고도 흑 1로 뛰어나가 싸우는 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백 4로 같이 뛰어나가면 A의 약점도 드러나기에 흑만 양쪽으로 바빠진다.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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