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학의 날개처럼 ○로 나가자 좌중앙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려 한다. 흑은 제백사(除百事)하고 125부터 중앙 견제에 나섰다. 좌변에서 좌하변으로 이어진 흑대마가 완전히 산 게 아니어서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서산의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쉬어 갈 만한 인가조차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흑이 대마의 안전에 신경을 쓰는 사이 백은 134, 138로 여기저기 챙기며 간격을 더 벌린다.
흑 155는 잘 안 되는 줄 알면서 던져본, 옥쇄를 각오한 수다. 흑 161로 계속 억지를 부려보지만 백 166 때 손길이 딱 멎는다. 참고도 흑 1로 이을 수 없기 때문. 다음 백 2면 A로 흑을 잡는 수와 B에 때려 ○ 한 점을 살리는 수가 있다.
하릴없이 흑 167로 버텼으나 몇 걸음 못 가 백 172에 두 손 들어야 했다. 168…130, 171…165의 곳.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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