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성장이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고 국민후생도 해결하던 시대는 거의 끝나 간다”고 말했지만, 스스로 밝혔듯이 ‘과격한 표현’일 뿐이다. 세계적으로 ‘고용이 적은 성장’ 추세이지만 그럴수록 성장에 더 힘을 쏟아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또 고용 효과가 제조업보다 큰 서비스 분야의 정부 규제를 대폭 풀어 민간의 투자와 다양한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문가들이 늘 제시해 온 이런 해법 대신에 세금을 풀어 이른바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대안인 양 여기고 있다. 작년까지 연인원 25만 명에게 월 20만 원가량씩 지급했지만 그중 절반은 거리 환경미화나 주유원 같은 노인형 아르바이트였다. 이번에 정부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라고 새로 ‘용어 화장(化粧)’을 했지만 결국 비슷한 일거리라 역시 이름값을 기대할 수 없다.
물론 단 한 푼의 벌이라도 급한 사람에겐 그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실업문제의 근본적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80만 개라고 해서 삼성전자 직원 8만2300명의 10배쯤으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노 대통령과 관계장관들은 자신의 아들딸에게도 이 같은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해 보라고 권하겠는가. 여기 쓸 국민 혈세를 민간 부문에 넘겨 줘서 훨씬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투자를 활성화시킬 경우에 만들어질 더 좋은 일자리와 비교하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어제 보고회에서 정부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로 선진한국을 열어 가겠다’고 외쳤다. 정말로 선진국을 지향하는 정부라면 매년 일자리를 찾아 사회에 뛰어드는 35만 명의 젊은이를 위해 제대로 된(decent) 일자리가 하나라도 더 만들어지도록 정책을 펴야 옳다. 확실하고도 유일한 해법은 ‘효율적으로, 스스로 찾아서’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민간기업을 최고로 모시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