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 베테랑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기는 한화 김인식 감독도 마찬가지. 김 감독은 9일 광주에서의 2차전을 앞두고 김민재(33) 조원우(34) 등 팀 내 ‘노장’들을 거론하며 “이들이 잘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1차전에서 올 시즌 투수 3관왕의 위업을 이룬 데다 배짱도 갖춘 신인 류현진(19) 대신 문동환(34)을 선발로 내보낸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큰’ 경기에서 왜 감독들이 정규시즌의 성적보다 연륜과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이날 이종범이 똑똑히 보여 줬다.
이종범은 0-0으로 팽팽한 4회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고 나가 연거푸 도루를 성공시켜 선취 득점을 올린 데 이어 1-1 동점인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왼쪽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내달리는 허슬플레이(몸을 사리지 않는 멋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2루에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됐기 때문에 “저렇게 무리할 필요가 있나” 하는 반응이 나왔지만 이종범이 2루까지 진출한 것이 류현진을 흔들며 결국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시 ‘노장 파워’는 무시할 수 없나 보다.
광주=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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