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97 때 백은 꼼짝 못하고 중앙의 요석 여섯 점을 내주어야 했다. 참고도 백 1로 나가봤자 흑 4까지 보태줄 뿐이다. 흑 ○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백 1로 살리는 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흑 ○가 놓인 상태에서는 백 A로 단수 칠 수 없잖은가. 자충이다.
그야말로 닭 쫓던 개꼴이 따로 없다. 대마는커녕 외벽마저 건사를 못했으니 호되게 짖다가 먹던 뼈다귀까지 잿더미에 떨어뜨린 격이다. 백 98로 기수를 돌리는 진 2단의 손길에조차 벌겋게 상기된 표정이 담겨 있다. 백 98 이하는 팻감 공작이다. 중앙이 속절없이 잡히기는 했으나 ‘가’로 젖혀 나오는 패 맛이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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