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는 출범 초기 대통령비서관의 37%를 운동권 출신 386들로 채웠다. 그들은 지금도 상당한 정보와 권력을 쥐고 있다. 노 정권의 대북(對北) 및 대미(對美) 정책이 운동권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들의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주요 대학 총학생회 간부들에게 주체사상 교육을 직접 했다는 강길모 씨가 주사파로 지목한 청와대 전현직 인사와 열린우리당 의원 등 6, 7명의 처신이 주목된다.
강 씨는 “그들은 학생운동 경력을 민주화운동이라고 자랑스럽게 내세우지만 사실은 북한 대남 선전매체인 ‘한민전’의 지령에 따라 활동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또 현재 수사 중인 ‘일심회’ 사건은 대규모 간첩단 사건이 확실하며, 주사파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주장했다. 수박처럼 겉은 초록인데 속은 붉은 386들이 ‘껍질’이 벗겨질까 봐 민감한 반응을 보일 만하다.
주사파였던 정치인은 이제 자신의 과거 행적을 고백하고 현재의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 2004년 월간지를 통해 커밍아웃한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과거와 다르다는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 없이 국가를 경영하면 과거의 인맥과 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그들의 눈치를 보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의 한 의원은 “학생운동 때의 생각이 의정(議政)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커밍아웃은 거부한 바 있다.
주사파인 채로 대한민국의 중심에 존재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위해, 그리고 이 나라 이 국민의 장래를 위해 용납할 수 없다. 김일성주의(主義)를 신봉하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