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쏟아진 서울대 관련 뉴스다.
서울대 입시의 중요성 때문에 이 소식들은 대학가와 교육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이때마다 학교는 이러저런 해명을 내놓았다.
“총장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 “일부 보직 교수의 아이디어일 뿐이다”,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
9월 초 입학관리본부는 토익 토플 등 외국어 성적을 2008학년도 입시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일주일 만에 철회했다.
“서울대가 도대체 입시 정책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는 일선 학교 현장의 불만이 터져 나올 만하다.
입시 정책에서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서울대가 유독 흔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논술이다. 일선 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은 논술시험 문제가 어렵다고 난리다. 하지만 서울대는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학생이면 충분히 풀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궁극적으로 서울대의 논리가 맞을 수도 있다. 다만 학교 현장의 이의 제기에 대해 서울대가 스스로를 낮춰 왜 이런 소리가 나오는지 진지하게 들어는 봐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서울대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교육’이 현장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발견할 수 있고, 왜 이런 간극이 생기는지에 대한 진단도 나올 수 있는 게 아닐까.
현실과 동떨어진 오락가락 행보와 독선이 이어지다 보니 “서울대 입시는 서울대보다 입시학원을 믿는 게 낫다”는 냉소적인 반응마저 나온다. 최근 이장무 총장은 “문제를 출제하기 전 강남 논술학원의 시험 문제들을 검토해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남 학원가는 느긋하다. 학원 관계자들은 “서울대가 강남 학원가의 문제를 스크리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다”며 “그 대비책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한다.
학원은 서울대를 철저히 분석하지만, 서울대는 일선의 현실을 모른다는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왜 일선에서 서울대의 발언과 정책을 않는지, 눈높이를 낮춰 보기를 이 총장에게 권한다.
장원재 사회부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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