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76은 고심어린 수다. 백 80, 82도 사력을 다해 버틴 수. 흑 81에 그냥 백 ‘가’로 붙여 넘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흑 85의 젖힘이 있다. 그래서 백 82의 곳을 먼저 하나 끊어 흑 ‘나’로 잡아주면 백 ‘가’에 붙여 넘어가려고 했으나 윤준상 4단이 22분의 장고 끝에 흑 83으로 끝장을 보자고 외친다. 반상 위에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한다. 잡느냐, 사느냐. 승부는 이곳의 생사로 좁혀졌다.
흑 85가 재미있는 수여서 87까지 가능했다. 이 수를 본 진시영 2단은 도무지 다음 수를 둘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10분, 20분…. 물경 47분이 흘러서야 백 88이 떨어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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