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은 2003년 정부가 10·2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던 때 서울 강남권의 52평형 아파트를 계약했음이 드러났다. 당시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강남 불패(不敗)는 끝났다’고 선언할 만큼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고 이 실장은 이를 홍보해야 할 홍보수석비서관이었다. 계약의 적법성 여부를 떠나 국민에겐 엄포를 놓고 자신은 뒤로 계약을 한 꼴이다.
모두가 이 정부 사람들의 ‘나는 괜찮고’ 병(病) 탓이다.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세간의 경구가 딱 들어맞는다. “지금 집 사면 낭패 볼 것”이라는 글을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강남 아파트 매매도 한 예다.
그뿐이 아니다. 김진표 전 교육부총리는 딸을 외국어고에 진학시켜 미국 하버드대에 유학까지 보냈으면서도 외국어고 확대와 국제중학교 설립에는 반대했다. 조기숙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조선말 동학혁명의 도화선이 된 탐관오리 조병갑 고부군수가 증조부임이 최근 드러났으나 “역사적 사건이 한 개인에 의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는 궤변으로 역사적 사실마저 부인했다.
친여(親與) 신문사 재직 때 일부 정치인 자녀들의 병역기피 의혹과 미국 국적 취득을 비난했던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자신의 두 아들이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미국 국적을 취득한 의혹이 제기되자 “사장 자리를 내놓을 문제는 아니다”고 버텼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의원도 병역기피를 위한 단지(斷指) 의혹이 제기되자 “1980년대의 시대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친일 청산에 앞장섰던 김희선 신기남 의원은 부친의 친일 의혹이 제기되자 “몰랐다”거나 “정치적 흠집 내기”라고 맞섰다.
이 정부 사람들의 이중적 행태는 국민을 얕보고 우습게 아는 독선과 오만의 산물이다. 그 결과가 바로 한 자릿수로 추락하기 직전인 정권 지지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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