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적립식펀드에 월100만원씩…25년뒤 7억 목돈

  • 입력 2006년 11월 1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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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회 초년병 때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않으면 풍요로운 은퇴 생활을 누리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상 생존 기간을 미리 계산하고, 은퇴 비용을 마련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사회 초년병 때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않으면 풍요로운 은퇴 생활을 누리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상 생존 기간을 미리 계산하고, 은퇴 비용을 마련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10명 가운데 7명은 노후 대비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임승차권 1장으로 난방이 잘 된 지하철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노인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다. 한국은 2000년에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 사회’가 됐다. 2019년에는 노인 비율이 14%인 ‘고령 사회’,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전망이다. 은퇴와 노후 생활은 이렇게 먼 듯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길이지만 준비할 방법은 있다.》

○남편 사망 후의 생활비도 고려해야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은퇴 비용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를 다음과 같이 시점별로 나눠서 제시했다.

△은퇴 후 생존 기간에 필요한 생활비 △배우자(남편) 사망 시점에 필요한 의료비 △배우자 사망 후 생존 기간에 필요한 생활비 △부인 사망 시점에 필요한 의료비 등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은퇴 후 월 생활비는 은퇴 전 월 생활비의 70∼80%를 책정하면 된다.

한국펀드평가의 인터넷 홈페이지(fundzone.co.kr)에 접속하면 자신의 재무 상태 등 자료를 입력해 은퇴 후 생활비를 계산할 수 있다.

부부가 공동으로 생존하는 기간은 남자의 기대수명에 10년을 여분으로 더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40세인 남자의 평균수명이 75.2세이므로 대략 남편 나이 85세까지를 부부의 공동 생존 기간으로 잡아야 한다.

우 사장은 “생존 기간을 짧게 잡았다가 사망 전에 노후 생활비가 다 떨어지면 실패한 은퇴 설계가 되고 만다”며 “생활비에 쪼들리지 않으려면 기대수명을 충분히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여자의 평균수명은 남자의 평균수명보다 7년 정도 더 길다. 따라서 남편과 부인의 나이 차에 7년을 더하면 부인 혼자 생존할 기간을 계산할 수 있다. 부인의 단독 생존 기간 비용에는 2∼3년치의 간병 비용도 포함해야 한다.

○자녀 1명당 7000만∼1억5000만 원 교육비도 감안을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직장인의 노후대책에 관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 자금으로 3억∼4억 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응답이 29.2%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물가상승 등 시간에 따른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막연한 대비만 해서는 노후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현재 30세 직장인이 △65세 은퇴 △노후 생활비 월 200만 원 △물가상승률을 연 3%로 가정하고 계산하면 은퇴 전까지 준비해야 할 노후 자금은 16억 원이 넘어야 한다.

그러나 노후 시점별 4가지 비용 요소를 보험이나 연금만으로는 충분히 대비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30대 직장인이라면 월 소득 가운데 일부를 적립식 펀드에 꾸준히 넣는 것이 우선”이라며 “연 5∼7%의 수익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 7%의 수익률을 가정하면 30세부터 월 100만 원의 적립식 펀드 투자만으로도 50대 중반쯤에는 7억 원 이상의 은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정보파트장은 “자녀 1명당 2006년 기준으로 7000만∼1억500만 원의 교육비가 드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며 “자녀들이 진학하기 전 수익률이 높은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교육비 재테크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퇴직연금 가입-펀드투자 빠를수록 좋아

노후 대비는 요즘 우리 사회의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을 떠나야 하는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은 20년이 될지 30년이 될지 모르는 노후 생활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생활비 조달 방법을 조사한 결과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이 44.7%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근로소득(30.5%), 재산소득(7%), 예금 및 퇴직금(6.5%)의 순이었다.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를 경험한 선진국의 비슷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고령자 생활비의 절반 정도가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해결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들은 필요한 나머지 자금을 젊은 시절에 모아둔 재산을 운용해 그 수익으로 충당한다.

선진국에서도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지급이 보장되는 연금이다. 직장인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해 지급 금액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연금만으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것은 선진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펀드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도한 부동산 보유에 따른 피해를 일찍 경험한 금융 선진국들이 가계 자산 구조를 펀드 중심으로 설계하고 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의 고령자들은 체면을 버리고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금융 선진국에서는 생활비가 모자라는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급여라도 받을 수 있는 일감을 찾는다. 허드렛일이라 할지라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마다하지 않는다는 각오다. 사회도 노인의 노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자녀의 도움에 의존하는 비율은 아주 낮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이제라도 은퇴 이후 자녀의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노년에 일자리를 갖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는 평생 현역으로 남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기대수익률-물가상승률 고려…채권형보다 주식형 펀드 유리

연금은 국민연금, 기업연금(퇴직연금), 개인연금 3가지로 구성된다.

금융 선진국에서 연금의 3층 체계를 만든 것은 평균수명이 늘어나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최저생활보장제도를 정부가 모두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노후 생활비용 부담을 정부와 기업, 개인이 나누어 맡게 된 것이다.

한국도 2005년부터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해 3층 체계를 온전히 갖추게 됐다.

퇴직연금은 확정기여형과 확정급여형으로 나뉜다. 받는 액수가 미리 정해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은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해마다 기업이 개인에게 일정액의 퇴직금을 나누어 지급하고, 개인이 각자 그에 대한 운용 방법을 결정하는 제도다.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 가운데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직률이 높은 사회일수록 확정기여형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

퇴직연금에 앞서 1994년 도입된 개인연금 제도는 2001년부터 연간 240만 원까지의 납입액에 대한 소득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는 채권형펀드 상품이 개인연금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가급적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형펀드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최근 3년간 누적수익률이 7∼15%에 불과한 채권형펀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연금 구실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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