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공모주펀드이지 수익이 짭짤한 공모주에 100% 투자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공모주펀드는 투자 위험이나 기대수익률이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 중간쯤에 놓여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채권형펀드보다는 위험하고 주식형펀드보다는 안전하도록 만들어졌다.
펀드 자체가 그런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저조한 성적표에 실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공모주에 전부 투자하는 게 아닌 만큼 기대수익도 낮게 잡아야 한다. 공모주 펀드는 올해처럼 증시가 침체일 때 주식형보다 나은 수익을, 지난해처럼 증시가 활황일 때 채권형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공모주에 전체자산의 3∼30%투자
공모주펀드는 새로 증시에 상장되는 공모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공모주의 공모 가격은 통상 기업 가치에 비해 낮게 책정되기에 짭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청약하는 과정이 꽤 불편하다. 공모주펀드는 공모주 투자를 대신해 주기 때문에 청약의 불편함이 없는 펀드다.
하지만 공모주펀드는 자산의 대부분을 공모주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실제 이 펀드는 자산의 70∼97%가량을 채권에 투자하고 남은 3∼30% 정도의 돈으로 공모주에 투자한다. 채권투자를 주로 하면서 남은 돈을 주식(공모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만큼 공모주펀드는 채권이라는 안전판을 깔고 공모주에 일부만 투자하므로 아주 보수적인 투자 상품이다.
○기대수익률 6∼9%… 길게 보고 투자를
좋은 공모주펀드를 고르는 데 있어 딱 맞아떨어지는 요령은 없다.
그 대신 ‘내 몸에 맞는 공모주펀드’를 고르는 데 힘써야 한다.
펀드를 고를 때 최근 1년 단위의 수익률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익률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이다. 왜냐하면 공모주에 투자하는 비중이 펀드마다 3∼30%로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공모주펀드라도 주식 투자비중이 처음부터 다른 것을 두고 서로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또 최근 공모주펀드의 단기수익률이 많이 좋아졌지만 이를 너무 믿는 것도 금물이다. 10월 이후 크레듀 등 굵직한 기업들이 상장하면서 공모시장이 활기를 띤 ‘계절적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공모주 펀드의 적절한 기대수익률은 연 6∼9% 정도로 잡는 게 좋다.
금융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을 투자할 생각이라면 채권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로 위험을 줄이며 연 6% 정도를 목표로 하는 게 좋다.
반면 여윳돈으로 분산투자를 할 생각이라면 공모주 비중이 높은 공격적인 펀드를 선택해 연 9% 정도 수익을 노려볼 만하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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