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듯 흘러가던 포석에서 흑 19로 깊숙이 들어간 수가 이채를 띠었다. 참고2도 흑 1이면 무난한데 이것은 백 6까지 귀를 굳혀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흑 19는 실리에 민감한 수였다. 이렇게 되면 백 24까지는 예정된 수순. 다음 흑 25는 후수지만 두터운 수다. 백 ‘나’로 붙여오는 게 싫다는 얘기다.
백 26으로 한껏 다가섰다. 우하귀가 허술한 눈목자굳힘이기에 흑은 27로 보강했다. 하지만 이 수는 나중에 백 ‘다’로 들여다보는 뒷맛이 있다. 김승준 9단은 흑 27은 ‘라’로 지키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흑 ‘라’로 지켰으면 백도 ‘마’로 좁혔을 것이다. 실전은 ‘다’의 맛이 남았기에 백 28로 품을 넓혔다.
하변을 그냥 굳혀줄 순 없는 노릇. 흑 29로 가차 없이 뛰어들었고 백 30에 씌우면서 중반전으로 접어들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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