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임으로 흑 43에 들여다보았다. 참고도처럼 이을 순 없다. 흑 4까지 넘어가면 백은 허물만 남을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하다. 백 44로 기대며 48, 50을 희생타로 52까지 머리를 내미는 게 요령이다.
그 뒤 진작 노려온 백 54의 시한폭탄을 터뜨린다. 원성진 7단은 13분이나 장고했으나 흑 55 외에 묘안이 없다. 70까지 백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건너갔다. 하변도 흑이 불안한 곳을 수습하는 사이 백 76, 78 선수로 넘어갔다.
국면은 백이 실리를 챙긴 것 같은데도 팽팽하다. 전반적으로 흑이 약간 두텁다. 백은 상변에 미생마가 있지만 우선 80의 요처를 차지했다. 이곳을 빼앗기면 집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대신 흑의 맹공을 각오해야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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