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4년간 무능한 좌파(左派)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폐해에 시달리다 지친 국민에게 ‘12·19의 추억’은 정반대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일 뿐이다.
4년 전 대선 승패를 가른 최대 변수는 노 후보의 행정수도이전 공약과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병풍(兵風)공세 등 네거티브 캠페인이었다. 그러나 수도이전 공약은 노 후보 스스로 “재미 좀 봤다”고 말한 것처럼 급조된 것이었다. 이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은폐 의혹 등 ‘3대 의혹’은 모두 정치공작으로 드러났다. 일자리 250만 개 창출 공약도 ‘헛구호’에 그쳤다. 4년 내내 잠재성장률(5%)에 못 미치는 저(低)성장과 기업투자를 가로막은 반(反)시장정책의 결과 청년 실업자만 4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동북아 중심국가’ 공약은 아예 실종됐다.
‘좌파 386 코드’의 세례를 받은 노 후보는 당시 “반미(反美)면 어떠냐” “남북관계만 잘 되면 다른 것은 깽판 쳐도 된다”며 자주(自主)를 앞세워 ‘반미 장사’를 할 것임을 예고했다. 장인의 좌익 활동에 대해서는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며 감성에 호소했다. 어느 것 하나 철저히 검증되지 않았다.
그 결과는 경제파탄과 한미동맹의 반(半)와해, 국가정통성과 국기(國基) 붕괴 등 참담한 성적표로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여권은 다시 한번 ‘깜짝 정계개편 쇼’와 반미 장사, 그리고 포퓰리즘적 공약과 네거티브 공세로 4년 전 승리의 추억을 되살릴 태세다. 한나라당도 이에 못지않게 서민에게 영합하는 포퓰리즘적 공약을 쏟아낼 채비다. 최근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합의한 것도 그렇다.
‘리멤버 1219’는 이제 4년 전 승리를 되살리려는 노사모의 구호가 아니라 국민적 각성의 슬로건이 돼야 한다. 내년 12월 19일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를 이끌 지도자를 새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느냐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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