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1도 흑 1로 백대마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했다. 퇴로가 막힌 백은 2로 제자리 삶을 꾀할 수밖에 없는데 흑 3에 놓을 때 백 4로 성급하게 두면 살 길이 없다. 백 4로는 참고2도처럼 꽉 이어 궁도를 넓히는 게 최선이고 이때는 흑 5로 끼우고 이하 9까지 패가 난다. 물론 백은 자체 팻감이 많아 대마가 살기야 하겠지만 패의 대가를 허용해야 한다.
따라서 흑은 참고2도처럼 패를 내 다른 두 곳을 연타하는 게 실전보다 나았다. 흑 147로 물러선 뒤로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끝내기의 박영훈’이 아닌가. 가공할 힘과 탄탄한 실력을 갖추었으면서도 원 7단이 아직 타이틀을 따지 못한 건 이러한 결정적인 순간의 정교함이 부족한 탓이다. 낙천적인 성격 때문일까.
이 바둑은 252수에서 끝났으나 2집 반의 차이를 확인하는 수순이었다. 나머지 수들은 총보로 미룬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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