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기 국수전의 들머리에서 신예 윤 4단이 마지막까지 남으리라고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4대 천왕’의 한 사람으로 자리잡은 박 9단은 강력한 후보로 거명됐으나 윤 4단은 잘 봐줘야 ‘다크호스’였다. 그런데 정말 복병으로 떠올라 돌풍을 일으킬 줄 몰랐다. 승부는 이렇게 새 얼굴이 자꾸 나타나줘야 한다.
바둑도 시작되자마자 백 10의 새로운 수법이 나온다. 흑 9에 다가오면 백은 11로 두 칸 벌리는 게 상식. 비중이 큰 대국일수록 아는 길로 가기 마련인데 젊은 기사들은 모험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일까. 결과와 상관없이 신선함을 던진다.
흑 11은 최강의 반발. 참고도 1로 서는 것은 왠지 백의 주문에 따르는 느낌이다. 흑 3 다음 백은 당장 A를 둘지 모른다. 백 14에 치받으면 ‘가’로 끊는 수가 되므로 흑 15의 수비가 불가피하다. 김승준 9단은 백 16까지의 결과를 호각이라고 진단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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