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겁나는 싸움

  • 입력 2007년 1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백 80이 정수다. 참고도 백 1로 ○ 석 점에 연연하는 것은 흑 4까지 교환해 놓은 뒤 6∼10으로 움직이면 백이 곤란하다. 아래 흑 다섯 점은 지금은 검불에 불과하다. 흑 10에 힘차게 꼬부리는 순간 좌변 흑대마가 자연스레 살아오면서 거꾸로 우중앙 백대마가 위험해진다.

83까지 흑은 다시 집을 챙겼고 백은 세력을 쌓았다. 이제 관심은 좌변 흑대마. 백이 어떻게 포문을 열 것인가. 백의 선택은 84, 86의 우회공격이었다. 대놓고 공격하는 것은 실패했을 때의 후유증을 생각하면 백도 두렵다.

19분을 고민하고 둔 흑 87, 89는 대마를 살리기에 앞서 물어본 응수타진이었는데 백 90이 기발한 대응이었다. 이 수로 백 ‘가’에 늘면 흑 90, 백 ‘나’가 필연이라 흑 ‘다’로 젖히는 리듬을 준다. 이에 백 ‘라’는 흑 ‘마’의 패로 살자는 수가 남는다. 이런 뒷맛을 백 90이 해결하고 있다.

장고하고 둔 수가 허망하게 되자 박영훈 9단은 입맛을 다시며 대마를 돌보기 시작했다. 흑 91을 두었는데도 백은 92의 급소를 짚으며 공격을 퍼부었다. 국후 박 9단은 이 대목에서 “막상 사는 길이 잘 안 보여 겁났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