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창원]북한 IT인력교육은 계속돼야 한다

  • 입력 200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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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된 남북협력사업이 북한 핵문제로 답보 상태에 있거나 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향후 남북 IT 협력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IT 분야의 협력 방식은 다른 분야와 비교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다른 분야와 달리 ‘퍼주기 식 지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드웨어 지원은 불가능하고 소프트웨어 분야에 국한됐다. 지원이라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많다.

국내의 IT 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IT 산업의 발전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기업이 실무 경험자를 찾느라 애를 먹고 인건비의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아이템을 국외의 인력을 활용해 개발하는 방식은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의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으로 기업이 선호한다.

많은 기업이 북한의 전문 IT 인력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아이템을 개발했던 사례에 비춰볼 때 북한 IT 인력의 기술 교육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IT 교육은 대부분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필자도 2002년부터 북한 IT 인력의 기술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북한의 IT 인력은 국내 인력에 비해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해외로 파견되는 인력은 북한 내부에서 엘리트로 간주될 만큼 능력이 뛰어나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이는 몇 가지 경험을 통해 보완될 수 있다.

오히려 수학이나 과학 분야의 기초 지식이 탄탄해 국내 인력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또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나 습득 속도가 빠르고 기술 활용능력이 좋아 1분 1초가 경쟁 지표인 IT의 특성상 기업의 생산과 비용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중국 등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IT 인력은 북한으로 돌아가서 고급 인력으로 대우받는다. 남한의 발달된 교육을 받은 인력은 북한으로 돌아가 최신 기술을 전수하고 발전시켜 남북한 간의 정보 격차 해소에 일정 부분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실무 현장 방문을 통해 IT 분야의 급변하는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낸다면 북한 IT 분야를 선도하고 시장 개방을 이끌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리라 기대한다.

북한 IT 인력에 대한 기술 교육은 상황에 따라 확대하거나 축소하지 말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체계적이고 실무적인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많은 경험을 보유한 강사진 풀을 구성해야 한다. 또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하려면 ‘북한 전문 IT 교육 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교육을 받은 북한 엘리트가 다양한 분야에서 적정한 대우를 받도록 기술인증제도의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인력에 대한 투자를 해서 긍정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는 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최창원 한신대 교수 정보시스템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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