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991년을 끝으로 모진 파업과 결별했다. 회사는 여유가 생겨 정년퇴직자들의 재입사와 자회사 재취업을 알선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기업이 도시를 바꾼’ 모델로도 손색이 없다. 두 기업이 자리 잡은 경남 거제시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고소득 고활력(高活力) 도시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21차례 326일간 파업을 해 생산차질이 100만 대를 넘었다. 올해는 아예 신년 벽두부터 찬반투표도 없이 파업을 결의했다. 또 불법 파업이다. 일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 500여 명의 노동 귀족과 노조 주변을 맴도는 2000여 명의 ‘활동가’들이 노조를 투쟁 일변도로 끌고 간다.
현대차 노조의 상습 파업은 가격이나 품질이 외제차에 비해 떨어져도 국산을 살리자고 현대차를 선택해 온 소비자들에 대한 배신(背信)이다. 사람이 물 한 모금을 마셔도 그 물이 어디서부터 흘러왔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현대차의 성장이 국민적 성원 없이 가능했겠는가.
철저히 정치화된 노조가 현대차를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56년 무분규’로 세계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는 살아남기는 할 것인가, 아니면 상습 파업 끝에 주저앉고 있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뒤를 따를 것인가. 파업이 없더라도 현대차는 고비용, 환율 하락, 내수 위축의 3중고에 시달리며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래도 현대차 노조원들은 오늘 아침 파업을 위해 붉은 조끼를 걸치고 집을 나설 것인가. ‘빅3’ 조선사 근로자들은 해외 주문 선박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신발 끈을 맬 것이다. 어느 쪽이 지역 주민을 비롯한 국민, 아니 가족에게 더 자랑스러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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