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의 ‘스타워즈’ 위협, 한국도 직시해야

  • 입력 2007년 1월 21일 23시 00분


중국이 12일 위성요격용 탄도미사일로 자신들의 낡은 기상위성을 파괴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일이 아니다. 중국의 위성 요격은 우주에서의 본격적인 무기경쟁을 촉발할 수 있고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 협조 정신에도 어긋난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만하다.

중국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약 863km 상공에 떠 있던 기상위성이 파괴돼 수천 개의 파편이 생겼다. 이들 파편은 향후 10년 이상 우주 궤도에 머무르면서 같은 궤도에 있는 각종 위성이나 궤도를 통과하는 우주선과 충돌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민간경제에서 역할이 갈수록 커지는 비군사용 위성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다.

군사 대국화를 추구해 온 중국의 이번 행동은 군사력 과시와 함께 우주 무기화 방지 협상을 거부해 온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용 위성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미국은 우주에서의 무기 경쟁 예방 조약을 만들기 위해 유엔 주도하에 국제회의를 열자는 중국의 요구를 거부해 왔다. 미국은 우주가 미래의 전장(戰場)이 되지 않도록 요격용 무기의 사용과 추가 실험을 금지하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방송·통신용을 비롯한 다수의 인공위성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세계 10위권의 선진 우주국 진입을 목표로 우주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중국에 대해 사실 확인 요청과 함께 우려를 전달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하니까 우리도 해본 제스처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는 군사 대국화를 위해 무력 증강에 열을 올리는 중국에 대한 이해하기 어려운 침묵이 존재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위성요격을 했다면 반미(反美) 운동의 소재가 하나 추가됐을 것이다. 정부나 민간단체들도 중국의 군사 대국화에 대해 할 말은 하고 따질 건 따져야 한다. 중국의 군사적 야심이 미중, 미일 관계를 악화시켜 동북아에 신(新)냉전 구도가 형성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이 될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