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송경근 판사는 26일 승용차로 좁은 일방통행로를 160m 정도 역주행하며 6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대리운전사 박모(50)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송 판사는 판결문에서 “당시 가해 차량의 속도와 질주하는 힘, 목격자들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에 찍힌 가해 차량의 상황, 피고인의 운전경력과 신체 상태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이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상황에 의해 역주행이 일어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 송 판사는 “피고인에게 전방과 좌우를 주시하고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 사고를 방지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설사 그렇게 했더라도 사고를 방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2005년 11월 22일 마포구 용강동에서 랜드로버 승용차를 길가에 주차하던 중 자동차가 갑자기 100km 이상의 속도를 내며 일방통행로 160m를 수초 만에 역주행하며 3대의 다른 자동차를 들이받았다.
이 과정에서 인근 음식점 앞에서 숯불작업을 하던 박모(67·여) 씨가 사망했고 정모(30) 씨를 포함한 5명은 다쳤다.
송 판사는 “근처 음식점의 CCTV에 가해 차량의 브레이크와 후진등이 켜 있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다”며 “질주를 막기 위해 브레이크와 후진기어를 작동했다”는 박 씨의 주장을 인정했다.
목격자들이 “당시 가해 차량은 굉음을 내며 달렸고 자동차 밑부분에선 불꽃이 튀었다”고 진술한 점도 인정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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