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148 이하는 몸부림. 자체로 사는 수는 없다. 우변 흑대마를 엮어 수상전을 벌이는 게 유일한 타개책이다. 백 166까지 안간힘을 쓴 끝에 흑대마를 가두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이번 국수전에서 박영훈 9단의 운은 여기까지였다. 다음 순간 흑 167이 놓이자 곧바로 돌을 거뒀다.
계속 둔다면 참고도 백 1, 3으로 잡아야 하는데 흑은 2, 4로 간단히 사는 수가 있다. 2-0으로 끝날 줄은 미처 몰랐다. 윤준상 4단이 2-0으로 이길 줄은 더욱 몰랐다. 첫 도전권을 따는 순간이라 자못 흥분할 만도 한데 윤 4단은 두꺼비처럼 눈만 껌벅거릴 뿐 말이 없다. 오히려 패자인 박 9단이 엷은 웃음을 보인다. 두 판 모두 완패한 데 따른 자조의 웃음이리라. 이런 패배가 더 아픈 법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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