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괄목상대

  • 입력 2007년 1월 31일 03시 00분


도전자결정 3번기가 시작되기 전 두 기사의 상대전적은 3승 1패로 박영훈 9단이 앞서 있었다. 윤준상 4단이 3연패를 당한 끝에 1승을 거두긴 했지만 그간의 성적으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박 9단이 이창호 국수 앞에 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는 많이 극복했다고 하나 윤 4단은 유연하고 침착하게 두는 스타일이 자기 같은 전투형보다 여전히 더 껄끄럽다고 밝힌 바 있다. 기풍(棋風)상으로도 아웃복서인 박 9단은 껄끄러운 상대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두 판 다 윤 4단의 완승. 그의 괄목상대에 바둑계가 깜짝 놀랐다.

태산같이 묵직한 두터움으로 바람같이 내닫는 박 9단의 발걸음을 잡은 대결이었다. 초반 좌상귀 정석과 좌하귀(흑 47)에서 재미를 보며 우위에 선 흑은 시종 두터운 운석(運石)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백으로선 116이 마지막 기회였다. 참고도 백 1에 잇고 흑 2로 차단할 때 백 3의 패로 버텨야 했다. 백에겐 5의 절대팻감이 있는 반면 흑은 마땅한 팻감이 없다. 흑은 이 패를 지면 A의 가일수도 필요하다.

참고도와 같은 수단을 놓치고 흑이 117로 백 한 점을 잡는 순간 승세가 굳어졌다. 167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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