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하이텔…이달 말 서비스 중단

  • 입력 2007년 2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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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치치치∼삐의 추억.’

‘그리운 파란 화면…. PC통신이 한때는 생활의 일부분이었는데 사라진다니 섭섭하네요.’

천리안과 함께 PC통신의 대명사로 불렸던 하이텔이 ‘2월 28일자로 서비스를 끝내겠다’는 공지를 최근 올렸다. 한 달 접속자가 200여 명에 불과하고 수익도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옛 추억을 회상하는 30대 이상의 누리꾼들이 아쉬움을 쏟아냈다. PC통신은 단순한 통신 도구를 떠나 세대가 공유하는 ‘문화적 기억’이었다.

○ 천리안, 유니텔, 나우누리 아직도 활동

하지만 하이텔을 끝으로 PC통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천리안과 유니텔, 나우누리 같은 ‘추억의 이름’들이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많은 서비스를 웹 기반으로 전환했지만 아직도 옛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전용 접속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전화 모뎀이 아니라 초고속인터넷을 쓴다는 것 정도다.

현재 가장 회원이 많은 업체는 천리안이다. 현재 PC통신 전용 프로그램과 인터넷 사이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회원은 7만 명. 하지만 ‘순수한’ PC통신인 전용 프로그램을 통한 접속은 유니텔이 가장 많다.

전용 프로그램을 쓰는 천리안 회원이 1000∼2000명 수준인 반면 유니텔은 전체 회원 3만 명 중 절반 정도가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나우누리의 회원 규모는 1만 명 정도이며, 전용 프로그램 사용자는 수백 명 규모다.

회원들이 PC통신을 떠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랜 기간 써 오던 e메일 주소와 정든 커뮤니티 때문. 나우누리를 운영하는 나우S&T의 최동준 과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정리를 했지만 현재 1000여 개의 동호회가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 인지도 높은 브랜드 이용한 새 사업 구상

전성기에는 무려 350만 명이 PC통신을 이용했다. 당연히 그동안 이용자가 줄어든 만큼 수익도 줄었다. PC통신 업체들은 2000년대 초 ‘사양사업’으로 분류돼 독자법인으로 분사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당시 천리안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어찌 보면 지금까지 회사가 살아 있다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PC통신 업체들은 아직도 인지도가 높은 회사 이름이 중요한 자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것은 PC통신이 앞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니텔의 황보순 상무는 “옛 이름이 새로운 사업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PC통신 고객이 남아 있는 한 서비스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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