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3평짜리 집안 창고에 실험실을 차려 놓고 다들 불가능하다고 비웃는 인스턴트 라면 개발에 몰두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일본이 2차대전에 패한 직후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어서 간편한 먹을거리를 찾으려 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집념은 1958년 인스턴트 라면 개발로 결실을 보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1971년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으로 또 한번 ‘식품 혁명’을 이뤄 냈고, 95세 때인 재작년엔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스페이스 라면도 만들어 냈다.
안도 회장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제5차 세계라면협회 총회 때 방한해서도 “먹을거리가 풍부해야 인류에 평화가 온다는 신념으로 라면 개발에 평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그가 개발한 라면은 전 세계에서 연간 800억 개가 소비되고 있다.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는 일본 사회가 ‘최고의 장인’에 대해 ‘최고의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음을 뜻한다. 일본인들은 어느 분야에서나, 그것이 설혹 작은 영역이라 하더라도 각고의 노력으로 남다른 성취를 한 ‘최고’에 대해 찬사와 존경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문화가 경제대국 일본을 만든 중요한 토대일 것이다.
국내에서는 한 직장, 한 기술에 평생을 바치는 장인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장인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장인정신을 사라지게 하는 사회이기도 하다. 기능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도 존경도, 대우도 받지 못한다. 장인이 우대받는 사회라야 기업도, 산업도 튼튼해진다. 최고의 사회공헌 기업은 탁월한 실적을 내는 회사이고, 이를 받치는 것은 안도 회장 같은 장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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