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들 “처벌 원치않아”… 경찰 영장신청 안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모교에서 야구 장비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가 2일 야간건조물침입 절도 혐의로 입건한 A(25) 씨는 대학 졸업 후 2년여 동안 프로야구 B구단에서 주로 2군 선수로 뛰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소속팀과 계약을 하지 못했다.
카드 빚 500여만 원에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A 씨는 1월 초 자신이 졸업한 C고교 야구부 창고에 들어가 새 야구공 1200개를 훔쳤다. 이어 10일 뒤 모교인 D대학 야구부에서 야구공과 글러브 등을 빼냈다. 훔친 장비의 가격은 2280만 원 정도. A 씨는 장비를 인터넷 카페에 올린 뒤 정상 가격의 절반에 팔았다.
경찰은 ‘야구 장비를 싸게 파는 카페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해 A 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금액이 크고 죄질도 나빠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A 씨의 은사인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합의가 된 데다 동종 전과가 없어 검찰에 ‘석방’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마산=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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