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왕년의 이창호

  • 입력 2007년 3월 8일 03시 01분


흑 77에 갖다 붙였다. 맥점이다. 백은 81로 차단하지 못한다. 흑이 78의 곳으로 쑥 빠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백도 82까지 꾹꾹 참는다. 두 사람의 관심은 우중앙에 있다. 누가 그곳에 선착하느냐가 이 바둑의 관건이다.

흑 83도 실전에 자주 등장하는 맥점이다. “맥점이란 이런 것”이라는 듯 국수가 상변 좌우에서 밑붙임의 맥을 연이어 보여 준다. 여기서도 백은 90까지 참을 수밖에 없다. 미생마가 떠 있으면 마음 놓고 싸울 수 없다.

흑 91은 지키는 수. 우변 흑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하므로 이제 백은 삭감을 서둘러야할 때다. 도전자는 백 92, 94를 선수한 뒤 96으로 흑의 날갯죽지를 누르고 나섰다. 면밀한 형세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흑집은 상변이 10집, 하변이 15집, 우변이 20집, 좌변이 6집…, 모두 51집가량 나 있다. 백집은 우상귀가 10집, 우하귀가 5집, 좌상귀가 6집, 좌하변이 25집이 강하다. 46집 강. 여기에 덤 6집 반이 있다. “윤준상 4단이 여기저기에서 당하는 것 같은데도 형세가 나쁘지 않네요. 왕년의 이창호를 보는 듯합니다.” 김승준 9단의 목소리에 흥분이 묻어났다.

백 96이 빛나는 곳이어서 106까지 좌중앙 백 세력이 제법 부풀어 올랐다. 이번에는 국수가 흑 107로 삭감을 서둘렀다. 참고도 흑 1쪽에서 치고 들어가는 것은 백 2가 눈에 거슬린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