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좌중앙의 백집이 얼마나 나느냐가 승부다. 흑 109로 한 발짝 더 들어오자 도전자는 5분을 생각하고 백 110의 호구로 지켰다. “참 두텁게 둡니다.” 김승준 9단이 혀를 내두른다. 보통 참고도 백 1로 막는 수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도전자는 이 수를 엷다고 본 듯하다. 흑 2 언저리에 돌이 오면 A에 끊기는 수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집은 비슷하다. 하지만 백이 조금 두터운 국면이어서 도전자의 우세설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여전히 ‘설마’하는 분위기였다. 국수의 2연패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국수의 눈가에 언뜻 경련이 인다. 얼마 남지 않은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쪼개 8분 만에 흑 111로 하변을 틀어막았다. 추격은 고달프다.
백 124에 흑 125는 정수다. 126의 곳에 늘면 다음 백 ‘가’가 기막힌 점이 된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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