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대한손해보험협회는 홈페이지에서 우체국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의 휴면예금을 조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은행과 우체국은 얼마 전부터 30만 원 이하의 휴면예금을 같은 금융회사의 활동계좌로 자동이체해 주고 있다.
하지만 반환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해 말까지 은행은 4875억 원의 휴면예금 중 1062억 원을 찾아주는 데 그쳤고, 우체국은 374억 원 중 193억 원을 돌려줬다.
생명보험은 지난해 11월까지 5531억 원 중 1912억 원을, 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말까지 927억 원 중 277억 원을 반환했다.
문제는 직접 조회를 하지 않으면 휴면 예금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휴면계좌를 발견해도 같은 금융회사에 계좌가 없으면 직접 찾아가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어 번거로웠다.
엄 의원 등은 법안에서 “계좌 소유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기본 정보를 은행연합회, 생보협회, 손보협회, 우정사업본부가 공유하고 이를 통해 어떤 금융회사에서 휴면계좌가 발견되더라도 수수료 없이 활동계좌로 자동이체를 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직접 조회하지 않아도 각종 금융회사의 휴면계좌에 예치된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휴면예금의 존재를 몰랐거나 알면서도 몇천 원을 찾으러 가기 번거로워 찾지 않았던 이들의 통장에 자동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
이미 국회에는 휴면예금으로 기금을 조성해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지원 사업 등에 쓰자는 김현미 열린우리당 의원의 ‘휴면예금의 처리 및 사회공헌기금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 같은 법안이 발의돼 있다.
휴면예금을 공익 목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지만, 엄 의원은 “휴면예금을 사회공익기금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원 권리자에게 돌려주고 난 후에 남는 금액으로 활용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고 지적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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