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흐름을 타는 백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기세는 백 22로 ‘가’에 나가 끊는 것이지만 이럴 경우 굉장히 복잡해진다. 어떤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신예 기사들은 끼리끼리 모여 공동연구를 하는 반면 이창호 국수같이 정상에 선 기사들은 집에서 혼자 공부한다. 한국바둑이 단기간에 일본바둑을 추월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 집단연구에 있다. 이런 면에서도 일인자는 고독하다.

국수는 백 22, 24로 무난한 길을 택했다. 우상변의 발언권을 내주는 대신 백 26으로 우하변에 뛰어들어 대가를 찾고자 한다. 정중동(靜中動). 이것이 이창호 바둑의 요체다. 격렬한 보디체크를 시도하지 않고서도 상대를 제압하는 보법(步法). 참고1도는 최근 원익배 십단전에서 조혜연 7단과 백홍석 5단이 둔 수순인데 백1·3으로 바로 나가 끊은 변화다. 18까지의 결과는 흑이 두텁다는 평이다. 국수는 이번에도 정면충돌을 피했다.

흑 27 때 백 28은 난데없는 붙임수가 아니다. 참고2도의 축머리를 보는 수다. 백 1로 즉각 움직이는 것은 7로 모는 축이 안 된다. 흑도 고민되는 자리다. 흑 29에 이었지만 백 32까지 흑진에서 자리를 잡았고 백 34, 36으로 흐름을 타며 뛰어나가 나빠 보이지 않는다. 백의 작전이 좋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