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스타]말 가면 쓰고 코믹 뮤비 찍는 손권태 씨

  • 입력 2007년 3월 27일 02시 56분


그의 유니폼은 ‘깔깔이(군용 방한 내피)’와 군용 체육복 바지, 갈색 슬리퍼가 한 세트다. 여기에다 커다란 말(馬) 가면을 쓰고 마이크 대용인 당근을 손에 들면 준비 완료.

당근을 들고 립싱크로 손수제작물(UCC) 뮤직비디오를 찍는 손권태(25) 씨는 독특한 가면 덕분에 ‘말군’으로 알려진 ‘UCC 스타’다.

그는 지금까지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이 부른 ‘마리아’와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주제가 등으로 총 6편의 UCC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엠엔캐스트, 판도라TV 등의 사이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동영상]말군이 직접 부른 ‘마리아’
[동영상]말군 시리즈 ‘술이야’

뮤직비디오의 배경은 모두 손 씨가 살고 있는 충남 당진군의 집과 동네다. 그래서 비닐하우스를 붙잡고 하이킥을 하거나 괭이로 밭을 갈고, 헐벗은 야산에서 기타를 치는 장면이 단골로 등장한다.

손 씨의 ‘작품’엔 대부분 그가 혼자서 출연하지만 집에서 키우는 개 ‘깜순이’가 가끔 등장하기도 한다. 바이브의 ‘술이야’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는 말군이 청주 한 병을 마시며 깜순이와의 이별을 애절하게 극복한다는 내용.

이쯤 되면 말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동영상을 찍는 ‘말군’은 과연 뭐 하는 사람일까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손 씨는 다니던 회사를 1년 전 그만두고 일식 요리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이다.

처음엔 집에서 동영상을 찍고 있다가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지금은 카메라가 움직여야 하는 장면에서 어머니가 도움을 주기도 한다. 손 씨는 “다음 동영상에선 어머니가 전격적으로 출연하실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참, 그가 쓰고 나오는 말 가면은 어디서 구한 걸까. “친구가 인터넷에서 산 건데 처음엔 빌려 쓰다가 지금은 아예 제 것이 됐죠.” 그와 같은 취향을 가졌다면 인터넷 쇼핑몰을 잘 찾아보면 된다. 말은 물론이고 늑대, 돼지, 소 등 다양한 동물 가면이 준비돼 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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