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에 따라 이명박 전 시장 때부터 매년 1000억 원씩 조성 중인 ‘노들섬 문화센터 건립기금’ 5000억 원을 활용해 오페라하우스(1500석)와 심포니홀(1900석), 부대시설 등으로 구성된 연면적 2만3000평 규모의 문화콤플렉스를 2013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또 상반기 중 전문가 설명과 시민 설문,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건립계획안을 확정한 뒤 하반기부터 설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2009년 착공 예정.
연면적 2만3000평 규모의 노들섬 문화콤플렉스는 이 전 시장이 추진했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계획 때와 시설 종류와 면적, 예산규모 등에서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강 노들섬 위에 초대형 랜드마크를 건립하겠다는 비현실적인 구상 때문에 환경파괴 논란이 증폭되고 시간만 허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들섬 용지(1만6000평)가 협소해 오페라하우스와 심포니홀을 만들면 다른 시설들을 추가 건립할 수 없다”며 “문화콤플렉스에 들어서는 시설이 오페라하우스 때와 동일한 만큼 지난해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설계 국제공모에서 1등에 당선된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 씨에게 설계권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자유치 방식의 문화콤플렉스 건립은 지난해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이후 “‘왜 오페라하우스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이 많다. 좀 더 많은 시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고 발언함에 따라 좁은 용지에 다양한 문화시설을 들이는 방향으로 검토가 시작됐다.
하지만 서울시의 의뢰로 시정개발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민자유치에 필요한 업무 판매 숙박 등 상업시설의 연면적은 문화시설(2만3000평)보다 2배 이상 많은 5만 평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5만 평 이상의 상업시설을 허용하더라도 적자가 예상돼 완공 이후에도 서울시가 민자사업자의 적자를 일정 부분 보전해 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
서울시 관계자는 “민자유치를 하려면 상업시설을 허용해 줘야 하는데 상업시설의 규모가 ‘주객이 전도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상을 훨씬 초과해 시 직접 투자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랜드마크로 유명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도 상당한 진통 끝에 지어졌다”며 “노들섬 문화콤플렉스를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나 도쿄의 신도쿄국립극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공연시설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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