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휴대전화로 비상통보 ‘하우스지킴이’ 인기

  • 입력 2007년 3월 27일 06시 11분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김모(55) 씨의 비닐하우스에 공급되던 농업용 전기가 갑자기 끊겼다. 40대 절도 용의자가 하우스 옆 전봇대의 전선을 훔치기 위해 절단했기 때문. 하우스에는 수확기에 접어든 고추가 심겨 있었다.

정전 사실은 김 씨 휴대전화에 음성메시지로 통보됐다. 그는 즉각 하우스로 달려갔고, 차량과 공구를 버린 채 달아난 절도 용의자는 경찰에 붙잡혔다.

김 씨에게 음성메시지를 보내 준 것은 최근 설치한 ‘하우스 지킴이’. 용의자는 경보음이 없어 주인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휴대전화를 활용해 시설하우스의 돌발 상황을 효과적으로 농장주에게 알려주는 하우스 지킴이는 진주 연암공대 창업동아리인 ‘텔레비트’(대표 김진해·40)가 2004년 처음 개발한 장비다. 그해 대한민국 창업대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성능을 개선해 가며 시판 중이다.

연암공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텔레비트는 이 대학 졸업생과 재학생 각 4명이 운영한다. 본체와 무선센서로 구성된 하우스 지킴이는 정전과 온도 이상, 난방장치 고장, 외부인 침입 등을 미리 입력된 휴대전화 3곳에 알려 주는 시스템이다.

김 씨의 비닐하우스처럼 전선이 잘리면 지킴이가 정전을 감지해 1번 휴대전화로 통보하고 1번 전화가 연결되지 않으면 2번, 3번, 다시 1번으로 계속 신호를 보낸다.

온도 이상은 농장주가 입력한 고온과 저온의 범위를 벗어나면 역시 휴대전화로 통보하며 난방장치의 기름이 떨어지거나 과열, 팬 고장 등도 알려 준다. 센서를 부착하면 외부인 침입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한전 진주지점 관계자는 “최근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시설하우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선 도난이 잦다”며 “2003년 1억4000여만 원이던 전선 도난액이 2005년 8억5300만 원, 지난해에는 16억 원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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