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액은 112억 달러로 2004년 128억 달러 이후 줄곧 감소세다. 정부는 올해 유치 규모를 110억 달러로 전망했다. 투자 여건을 개선하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국내 전문가들이 수년째 충고했지만 정부는 이를 흘려들었다. 투자가 부진하면 일자리와 국민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비의 탈(脫)한국도 더 심해졌다. 비자카드가 지난 2년간 한국인의 해외 씀씀이를 분석했더니 교육은 호주에서, 골프나 백화점 쇼핑은 일본에서, 옷 쇼핑은 홍콩에서, 병 치료는 중국이나 호주에서, 가구 구입은 태국에서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숙박 말고는 면세점에서만 카드를 긁었다.
작년 외국인의 국내 소비 지출액은 4조3500억 원으로 1998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반면 국내 거주자의 해외 소비는 작년 15조4000억 원으로, 잠시 주춤했던 2003년을 빼고는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규제에 발목이 잡힌 한국경제가 역동성이 떨어져 너무 일찍 중년(中年)의 위기를 맞았다. 노무현 정부는 개혁을 추진할 용기나 비전이 모두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자본과 소비가 모두 외면하는 나라로 추락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호들갑 떨지 말라”며 자화자찬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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