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祝! 대구

  • 입력 2007년 3월 27일 23시 30분


‘코리안, 우리는 할 수 있다!’ 어젯밤 아프리카 케냐에서 날아든 낭보가 국민에게 안겨준 메시지다.

대구시와 250만 시민이 한 덩어리가 되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이 2011년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따냈다. 1988년의 올림픽, 2002년 월드컵 축구에 이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는 스포츠 외교의 위대한 승리이자 대한민국 저력의 승리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스포츠외교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대구가 낮은 지명도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나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따돌린 것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 주기에 충분하다. 3년에 걸친 빈틈없는 전략과 준비, 대회 유치 예금통장까지 만들어 가며 응원한 대구 시민, 그리고 바로 어제 종이배 2011개를 접어 낙동강에 띄운 경북 구미시 선산초등학생들의 염원이 만들어 낸 쾌거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단일 종목이지만 TV 중계시간과 시청자는 하계올림픽과 맞먹는다. 2005년 핀란드 헬싱키 대회는 세계 65억 명이 지켜봤다. 참가국 규모 면에서도 191개국이 출전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201개국), 2006년 독일 월드컵(198개국) 못지않았다. 대구경북연구원은 “대회 기간 중 외국인 3만 명이 입국하고 5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5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고 추산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무한경쟁시대에 지방자치단체가 글로벌리즘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무대다.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의 가치 상승은 제조업과 관광 등 다른 산업 분야로 파급될 것이다.

대구는 이미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이 있다. 도시 시설 재정비는 물론 시민의식, 행정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도시의 소프트파워도 한껏 높일 수 있다. 올림픽을 치른 뒤 서울이 달라진 것처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른 대구는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이 대회를 계기로 올림픽의 메달박스이면서 우리의 취약 종목인 육상 중흥의 전기(轉機)를 만들 수 있다. 이젠 정부의 차례다. 서울 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최다 참가, 최고의 성적, 최적의 안전’으로 역대 최고의 대회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8, 9월 일본 오사카에서 치러지는 제11회 대회도 철저히 벤치마킹해야 한다.

어제의 여세를 몰아 4월, 7월, 12월에 결정되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도 유치하자! 대구가 할 수 있음을 보여 주지 않았는가.

대구 시민에게 거듭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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