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아시아기원 현판식과 기념식수를 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는 공개해설회도 아닌데 400여 명에 이르는 이들이 모여 한국선수단을 놀라게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이창호의 힘이었다. 공식 일정을 마친 두 대국자는 오후 관광을 포기하고 호텔에서 쉬었다. 우한에 와서 강남의 3대 명루(名樓)로 손꼽히는 황허러우(黃鶴樓)를 구경하지 않는 것은 베이징에서 톈안먼을 보지 않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지만 선수에게는 대국이 더 중요했다.
61부터는 흑의 독무대다. 흑 75까지 실리를 벌어들이며 공격하고 있다. 여기서 점심시간이 되었다. 호텔 28층의 스카이라운지 뷔페에서 점심을 들었다. 창밖을 내다보는 국수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집으로는 그리 뒤질 게 없으나 흑이 두텁다.
백은 상변에 미생마도 하나 떠 있다. 많은 이들이 ‘3 대 0’, 국수의 완패를 떠올렸지만 말을 아꼈다. 즉각 뛰어든 백 88이 국수의 형세를 대변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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