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九州)에서 가족과 함께 온 오모리 요코(52·여) 씨는 “조명을 받은 첨성대가 독특한 느낌을 준다”며 좋아했다.
26일 오후 8시 경북 경주시 첨성대 앞. 일본인 관광객 100명은 경주신라문화원 소속 문화유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경주의 밤’에 흠뻑 젖어들었다.
이들은 신라문화원이 올해 ‘경북 방문의 해’를 맞아 마련한 ‘경주달빛기행’에 참여한 첫 외국인 관광객들.
일본인 관광객들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천마총을 둘러본 뒤 오후 10시까지 첨성대와 분황사, 안압지를 관광했다. 분황사에서는 등을 손에 들고 탑을 도는 탑돌이도 체험했다.
불을 환하게 밝힌 안압지 마당에서 한국 전통공연을 지켜본 일본 JTB여행사 규슈지점 나카가와(42) 과장은 “고도 경주의 운치를 잘 보여 준 것 같다”며 “기대 이상으로 유익해 경주달빛기행 프로그램을 계속 마련하고 싶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신라문화원 측은 밤에 날씨가 쌀쌀해질 것에 대비해 잠바 100벌을 준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기도 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다음 달 6일 경주벚꽃축제 때에도 달빛기행에 참가할 예정이다.
경주달빛기행은 신라문화원이 1994년부터 경주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전국에서 2만500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는 20회를 개최해 6000여 명이 참가했다. 4월 28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달빛기행에는 1만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문화원 진병길(43) 원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첫 프로그램이 성공적이어서 연말까지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8회가량 더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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