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 세상의 ‘룰’도 가르쳐야 한다

  • 입력 2007년 3월 28일 23시 07분


중학교 1, 2학년생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코리아와 다음에 음란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더 커졌다. 이들이 음란물을 올린 이유를 들어 보면 맹랑하다. ‘집에서도 보기 위해’, ‘검색 1위를 차지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한다. 음란물 게시가 범죄라는 인식도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교육적으로 유해한 동영상이 넘쳐 나는 사이버 세상에 던져져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가해자까지 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건이다.

어제 세계경제포럼(WEF)과 유럽경영대학원(INSEAD)이 함께 발표한 네트워크준비지수(NRI) 순위에서 한국은 기업의 인터넷 활용(1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와 요금 저렴도(2위), 학교 인터넷 보급률(4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청소년 누리꾼들이 이런 첨단 환경에 걸맞은 인터넷 윤리와 질서의식을 갖추지 못해 이번의 사고가 터졌다.

악성 댓글에 대해 법원이 잇달아 중형을 선고했고 7월부터는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된다. 인터넷 사용과 관련한 법규 강화로 성인들의 인터넷문화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청소년들은 여전히 무풍지대에서 떠돈다.

요즘 아이들은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인터넷을 배운다. 만 3∼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이 50%에 근접했고 초등학생과 중고교생은 100%에 가깝다. 학교에서는 학습 자료로 인터넷을 활용토록 적극 권장한다. 그러나 인터넷 ‘운전기술’만 가르치기에 바빴지 정작 사이버 도로에서 지켜야 할 ‘교통 규칙과 질서’에 관한 교육에는 너무나 소홀했다. 음란 동영상이 포털 사이트에 버젓이 돌아다니게 된 데는 모니터링을 소홀히 한 관리자의 책임도 크다.

인터넷은 하나의 세상이며, 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거기서 통용되는 규범을 지켜야 함을 청소년에게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인터넷 세상에서 올바른 시민을 길러낼 책임이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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