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택시운전사이자 이웃 사이인 박모(60) 씨와 김모(46) 씨는 27일 오후 10시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아파트 단지벤치에 앉아 소주 1병을 나눠 마시며 웃음꽃을 피웠다.
화제는 단연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였다. 최근 박 선수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거머쥔 얘기에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박 선수를 칭찬하는 데 열을 올리던 박 씨는 “박태환뿐만 아니라 박지성 박찬호 박세리 등 나 같은 박 씨 덕택에 나라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자랑스럽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씨는 “자랑 좀 그만해라. 그만 집어치워라”며 짜증을 냈고, 박 씨는 “왜 내가 박 씨 자랑을 하면 안 되느냐”며 말다툼을 하다 서로 멱살까지 잡게 됐다.
결국 관악경찰서는 28일 이들을 폭행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합의해 곧바로 귀가했다. 경찰은 “최근 박씨 성의 선수들의 활약이 많다 보니 이런 해프닝이 일어났다”면서 “두 사람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며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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