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몽골행은 ‘신한은행 희망재단’이 올해 처음 뽑은 몽골의 한국어, 한국학 전공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몽골에는 현재 20여 개 대학 3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오 부행장은 27일 울란바토르 정부서비스센터에서 몽골 국회의원과 주요 대학 학장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성적이 우수한 34명에게 50만 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했습니다. 50만 원은 대학 1년 등록금이 400∼500달러(약 38만∼48만 원)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20달러(2005년 기준)인 몽골의 경제수준에서 무척 큰 돈이랍니다.
신한은행 희망재단은 조흥은행이 1996년 창립 100주년 기념으로 설립한 ‘조흥 100년 재단’이 모태입니다. 이 재단은 1997년부터 국내 소년 소녀 가장과 중국의 조선족,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학생들에게 장학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순수 외국인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요.
그런데 왜 하필 몽골일까요.
신상훈 통합은행장이 1년 전 신한-조흥은행 통합 출범식에서 “우리의 나아갈 길은 과거 아시아를 세계무대로 확장시켰던 실크로드에 견주는 ‘골드로드’”라고 강조한 대목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한국 일본에 이어 몽골, 동남아로 연결되는 동북아 금융허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었죠. 마침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방문이 있었고, 이후 일부 대선주자 진영과 정치인, 학자들 사이에서는 ‘한-몽골 국가연합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내 몽골 노동자가 2만8000여 명이고 이들이 고국으로 송금하는 돈이 몽골 GDP의 16%에 이른다고 합니다.
신한은행 측은 몽골에 이어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 등으로도 장학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통합 신한은행의 ‘골드로드’ 개척이 배움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실크로드의 젊은 후예들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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