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타자기’ 등으로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튼실한 폴 오스터. 새 장편 ‘기록실로의 여행’에서 작가는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탐색을 한다.
굴곡 있는 서사가 있지는 않지만, 행간에 무엇이 숨겨졌나 고민하게 만드는 게 소설의 매력. 미완의 원고를 완성하라는 요구에 미스터 블랭크는 이야기를 화려하게 이어간다. 얘기를 마친 뒤 죄수 얘기가 적힌 원고 아래 놓인 또 다른 원고를 들춰 보니 어이없게도 서두부터 이 책과 똑같다. 이야기를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 놓은 이 소설은, ‘소설은 처음과 끝이 있는 이야기’라는 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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