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는 달리 수년째 인기가 없던 오피스텔에 불어 닥친 ‘청약 광풍’은 부동산시장의 진실을 거듭 말해 준다. 한 곳을 때리면 다른 곳이 튀어 오르는 ‘두더지 게임’의 진실이다. 400조 원이 넘는다는 부동(浮動)자금이 매력을 느낄 만한 다른 생산적 투자처를 활성화하지 못하는 한, 앞으로도 부동산에서 또 다른 ‘두더지’가 튀어나올 것 같다. 정부는 “송도 오피스텔은 조사 결과 투기 가치도 없다”고 하지만 돈이 정부보다 정직하고 정확하지 않을까.
‘낮은 분양가가 투기를 키운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코오롱건설은 평당 분양가를 850만 원으로 하려 했으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주변 시세보다 싼 650만 원으로 억누르는 바람에 투기 수요가 더 부풀어 올랐다. 아파트 분양가 규제도 이런 부작용을 부르지 말란 법이 없다.
정부의 혁신도시 사업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4조3569억 원의 토지보상비가 풀린다. 기업도시 6곳의 보상비 3조 원, 6월에 발표될 분당급 신도시 보상비 5조 원, 기존 신도시 확장을 위한 보상비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투자가 됐건 투기가 됐건 부동산에서 부동산으로 떠돌 가능성이 높은 돈이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작년 보상비 6조6508억 원 중 49%는 수령자와 그 가족의 부동산 구입에 쓰였다. 20조 원으로 추산되는 작년 토지보상비 중 상당액이 부동산에 흘러들어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다. 부동산 ‘때려잡기’와 뒷돈 대주기를 ‘균형 개발’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수도권 집값을 잡는다지만, 지역개발 남발로 수도권 집값 땅값을 뛰게 하는 냉온탕 들락거리기가 언제나 멈출 것인가.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