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간혹 한 이슈 혹은 기사와 관련해 누리꾼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싸우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회사 편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 업계에 있지 않으면 모르는 ‘전문 용어’도 등장하더군요.
기업들이 인터넷을 모니터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모니터 팀은 포털 및 자기들과 관련된 동호회 등을 계속 지켜보고 내용을 보고합니다.
한 통신회사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 회사 관련 기사가 불리하게 나오면 알바라도 고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아니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아 “업계에서 경쟁사 관련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불리한 내용을 퍼 나르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으로서는 댓글을 통해 자신들의 방침을 표현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특정 게시물이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을 땐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댓글을 잘못 달아서 ‘소탐대실(小貪大失)’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자칫하면 회사의 명예와 신뢰가 추락하고 의혹이 ‘사실’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5년에도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이 온라인 투표에서 몰표를 던졌다가 망신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직원 개인이 자기 회사를 옹호하기 위해 댓글을 다는 일도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 카메라 회사의 직원은 고객 불만에 대해 개인 차원에서 반박하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신분이 밝혀지자 회사가 모든 욕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유혹에 흔들리신다면 한마디 더 하겠습니다. 알바를 동원한 여론 조작은 단기적으로 기업에 이익이 될지 몰라도 궁극적으론 큰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은 모든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정보화시대의 기반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인터넷 세상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 주길 기대해 봅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연재]문권모기자의 IT이야기 |
- 인터넷 ‘댓글 알바’ 그 위험한 유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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