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영원한 국수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3분


입회인은 김인 9단이다. 1966년부터 1971년까지 6년 연속 국수를 호령한 바둑계의 거목이다. 그가 5단 시절 조남철 8단(당시)의 9연패 신화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파천황(破天荒)의 사건이었다. 윤준상 4단이 이 판을 이기면 3 대 1로 10대 국수에 오른다. 22세의 김인 5단이 조남철 8단의 일인독주를 무너뜨렸을 때의 스코어도 3 대 1이었다. 국수전 역사가 새로 쓰일지 모를 현장에 김인 9단이 입회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백 18부터 다시 본다. 이 수는 지금이 적기(適期)다. 흑돌을 무겁게 만들겠다는 의미다. 국수는 흑 19를 선수하고 21로 손을 돌렸다. 몸집이 불어나면 깃털처럼 가볍게 운신할 수 없는 법. 좌우 백돌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참고도 흑 1이 선수라 하여 바로 움직이는 것은 무거워질 우려가 있다고 본 듯하다.

백 22로 잡아 둔다. 두텁다. 빨리 우변을 전개하고 싶은 욕구가 이는 장면인데 주저 없다. 이렇게 두텁게 두어 놓고 나중에 힘을 내는 게 도전자의 스타일이다. 하변의 우환을 없애 놓아야 나중에 부담 없이 좌변을 뛰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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