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제자 100여 명을 모집해 태권도 종주국인 조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정녕 국기원을 방문했을 때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싶었다.
내가 기억하는 국기원은 크고 자랑하고 싶은 명물이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오래 살다가 국기원을 방문하니 외국의 큰 개인 도장 정도로만 보였다. 내 말을 듣고 큰 궁궐 같은 국기원을 생각한 제자들은 얼마나 실망이 컸을까?
경주에서 신라 화랑들이 운동을 했다는 화랑관도 방문했다. 그런데 그곳은 아주머니들이 장구를 치는 유흥장으로 변해 있었다. 이런 실망은 해외 사범들이 제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길을 막고 있다.
나는 ‘태권도공원 특별법’이 하루빨리 통과돼 5000만 태권도인과 그들의 가족을 한국으로 초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수많은 태권도 가족이 한국을 언젠가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기독교인이 이스라엘에 가보려는 것은 그곳이 성지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불교의 성지다. 한국은 태권도의 성지가 될 수 있다.
태권도공원을 만들려고 하는 전북 무주군민과 태권도진흥재단, 그리고 세계의 태권도인들은 사막에서 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국회의 특별법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속히 공원 조성이 이뤄져 태권도 가족들이 자유롭게 태권도 성지인 한국을 찾아 조국의 경제에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해외 태권도 사범들은 특별법이 제정되면 태권도공원에 일조할 수 있는 기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박연환 태권도 사범·미국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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