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 금융상품을 이해하다
16일 이 동네의 우리은행을 방문했습니다. 주가지수가 오르면 수익도 오르는 주가연계 금융상품이 궁금했거든요.
은행에서 운용하는 주가연계예금(ELD),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주가연계증권(ELS), ELS에 투자하는 펀드인 주가연계펀드(ELF)가 있습니다. 처음엔 은행 창구에서 상담을 시작했지만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위한 ‘투 체어스’ 공간으로 안내하더군요. 원래 ‘투 체어스’는 은행에 맡기는 금융자산이 1억 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양평일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 투 체어스 팀장은 달콤한 카푸치노 커피를 내왔습니다. 기자임을 밝히지 않고 차림새가 ‘(돈) 있어 보이지’ 않는데도 시종일관 상냥했습니다.
“창구에서 설명이 부족했다면 기꺼이 도와 드려야죠.”
ELS는 자산의 80% 이상을 국공채에 투자하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ELF는 ELS를 발행하지 못하는 증권사가 펀드 자금을 모아 ELS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ELD는 원금은 보장되지만 수익률이 낮을 수 있습니다.
○부자가 되려면 메모하고 검소하게
수첩을 꺼내 메모하고 깐깐하게 질문하다 내심 ‘찔려서’ 기자 신분을 밝혔습니다.
“전형적인 이 동네 고객 스타일이어서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양 차장)
무슨 말일까요. 그는 말합니다.
“동부이촌동 고객분들은 ‘메모광’입니다. 은행에 오면 늘 미리 준비한 수첩에 메모하면서 상담을 받거든요. 자신이 가입한 금융상품의 소개서는 만기 때까지 꼭 보관합니다. 인터넷뱅킹은 안전한지, 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은 어떻게 변하는지 꼼꼼하게 따집니다.”
서홍은 국민은행 이촌PB센터장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정관계 출신 등 60대 이상 전통적 부자가 많이 사는데, 이들의 생활태도가 검소해 놀랍니다. 소신이 있어서인지 절대로 사치하지 않아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재테크를 원해 일본과 유럽 등 해외펀드에 분산투자합니다. 주가연계상품은 소액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매스(Mass) 고객에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대개 전체 자산의 60%는 부동산, 40%는 금융자산으로 보유한다고 합니다. 금융자산을 100으로 볼 때 30은 통화안정증권 등 안정적인 국공채, 40은 해외펀드, 30은 콜금전신탁(MMT)으로 운용한다고요. 은퇴한 고객들은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MMT로 유동자금을 확보한다고 합니다.
반면 의사 변호사 등 30, 40대 전문직은 공격적인 편입니다. 천연자원 펀드 등 남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공략하거나, 중남미처럼 아직 ‘뜨지 않은’ 지역에도 관심을 갖는답니다.
○동부이촌동 부자들에게서 배운다
취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더니 우편함에는 제 돈을 기다리는 각종 고지서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아, ‘금융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사용하지도 않는 신용카드의 연회비, 불필요한 이동통신회사의 부가 서비스…. 동부이촌동 부자들의 생활태도를 배워야겠습니다.
동부이촌동에서 인기 있는 해외펀드 | |||
펀드 | 운용 회사 | 펀드 설정일 | 수익률 |
슈로더 유로 다이나믹 성장주 펀드 | 슈로더운용 | 2002년 2월 | 11.58%(6개월) |
삼성J리츠 종류형 재간접1A | 삼성운용 | 2006년 8월 | 33.20%(6개월) |
한화아시아리츠 재간접1(A) | 한화운용 | 2007년 2월 | 2.46%(1개월) |
슈로더는 13일, 나머지는 16일 기준. 자료: 우리, 국민, 외환은행 |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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